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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건강하게

개를 처음 키울 경우, 잘 키우는 법 ③

by 오아시스세상 201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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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도쿄대 (東京大) 대학원 농학생명과학 연구과 수의해부학 교수인 하야시 요시히로 씨 (林 吉廣 樣) 의 글을 번역하여 옮긴 글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스킨쉽을 취할 때 사람과 개는 어미와 자식이 됩니다. 개는 사육주가 쓰다듬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자견뿐 아니라 성견이 되어서도 사육주가 자신을 쓰다듬어 주기를 기대하며 일체 전부가 사육주의 몸과 닿는 것을 매우 좋아하며, 개는 항사 사육주와의 스킨쉽을 원합니다.
 
이것은 개가 사육주와의 사이에 친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개에게 있어 사육주는 언제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사육주가 명령을 내리고 개가 그에 순종할 때 사육주를 아버지 (무리의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몸을 쓰다듬어 줄 때 사육주는 개에게 어머니인 것입니다. 자견이 태어 나면 어미는 그 새끼를 품에 안아 전신을 핥아 주는데, 그러한 경험이 스킨쉽에 대한 근본적 요구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자견은 매우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생후 2~3주 사이의 감각은 주로 촉각에 의존합니다. 아직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하는 단계에서 촉감은 어미의 젖을 찾는데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이 시기에 어미가 부드럽게 핥아주는 혀의 촉감과 따뜻한 체온, 부드러운 털의 감촉은 의식 밑바닥의 기억속에 깊이 잠재하게 됩니다.

어미가 몸을 핥아 주거나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은 자견의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일인데, 자견이 태어나면 어미는 먼저 탯줄을 끊고 이어 전신을 핥아 몸을 말립니다. 자견의 몸이 젖은 채 그대로 두면 체온이 저하되어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신을 핥는 것입니다.

동물은 집을 짓는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문적인 용어로는 집을 짓는 성질을 취소성(就巢性)이라고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를 이소성(離巢性)이라고 하는 데 이에 따라 태어나는 새끼의 상태가 전혀 달라지게 됩니다.

집을 짓지 않는 동물의 새끼는 어미의 체내에서 충분히 성장한 후 태어나며, 외적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태어나자 마자 즉시 어미와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집을 짓는 동물의 새끼는 태어난 후에도 어느 정도 안전이 보장되기 때문에 미숙한 상태에서 태어나는 예가 많은데, 산토끼와 집토끼를 비교해보면 이에 관해 보다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같은 토끼과이지만 집을 짓지 않는 산토끼의 새끼는 털이 자라고 감각기와 운동기가 발달한 상태에서 태어나나 집을 짓는 집토끼는 거의 벌거숭이 상태에서 태어납니다. (정말 새발간 핏덩이라고 말할 수 있죠.) 개 역시 취소성 동물이기 때문에 미숙한 상태의 자견이 태어나게 됩니다. 갓 태어난 자견은 어미가 핥아 주고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게 되는데, 개가 쓰다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개는 사육주가 쓰다듬는 것을 좋아할 뿐 아니라 사육주의 손, 발등, 얼굴 등을 핥는 것도 좋아합니다. 이것은 동일한 스킨쉽이지만 몸을 쓰다듬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개가 사육주의 얼굴을 핥는 것은 먹을 것을 달라는 신호입니다. 개의 선조인 늑대는 새끼가 이유기가 되면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 섭취한 먹이를 위에 저장했다가 집에 돌아와 새끼에게 먹였습니다. 이때 새끼가 어미의 입을 핥았는데 이것은 위에 저장한 것을 토해내 먹을 것을 달라는 신호였습니다.

개가 사육주의 얼굴을 핥는 것도 이러한 행위와 유사합니다. 유아기 자견뿐 아니라 완전히 자란 성견도 이러한 행동을 취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개의 유아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지요. 동물은 가축화되면 유아화되는 성향이 있는데, 특히 개에게 그러한 성질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성견이 되어서도 사육주 앞에서는 자견기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지요.

어미로서 쓰다듬어 주고 새끼처럼 쓰다듬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육주가 몸을 쓰다듬어 줄 때 개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부위가 있습니다.

1) 첫 번째는 몸통과 다리가 이어지는 안쪽과 같이 피부가 노출된 부위입니다. 털에는 신경이 없어 피모로 덮여 있는 부분보다 피부가 노출된 부위가 쓰다듬어 주었을 때 감촉을 민감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두 번째는 자신이 쓰다듬을 수 없는 부위입니다. 가령 목 뒤쪽 등 닿지 않는 부분을 쓰다듬어 주는 것을 메우 좋아합니다.
 
쓰다듬는 것은 개에게도 쾌감을 주지만 쓰다듬어 주는 사람도 나름의 쾌감을 안겨주게 됩니다. 사실 사람들은 개를 쓰다듬기를 좋아합니다. 개를 쓰다듬으면서 사육주는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함으로써 마음이 안정되고 온화해지는데,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해 개를 쓰다듬으면서 사육주는 의식 심층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로 회귀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어머니로서 개를 쓰다듬음과 동시에 아기가 되어 어머니가 쓰다듬어 주는 쾌감을 맛보는 것입니다.

또한, 사회의 규칙을 가르치는 것은 아버지의 역할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사육주는 길들이기를 통해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아버지의 역할보다 어머니의 역할을 좋아하며, 이러한 사육주의 잘못에 의해 애견 길들이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견이 많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개에게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 모두가 중요합니다. 듬뿍 사랑해 주고 엄격하게 길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